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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가 자꾸 짜증을 내요.”

“제가 물어보면 대답도 안 하고, 그냥 장난감만 만져요…”

아이를 키우다 보면 부모님들이 자주 겪는 순간들입니다. 답답하고, 걱정되고, 때로는 서운한 감정까지 들죠.

그럴 때 우리는 아이에게 말을 하라고, 속마음을 말로 표현하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잊곤 합니다. 아이에게 '말'은 아직 서투른 표현 도구라는 것을.

아이들은 마음을 ‘말’이 아니라 ‘놀이’로 말합니다.

놀이야말로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언어입니다.


만 3세에서 10세 전후의 아이들은 감정을 말로 설명하는 능력이 미숙합니다. 대신 인형놀이, 블록, 역할놀이, 미술 등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표현하지요.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인형놀이 중 계속 엄마 인형을 사라지게 만든다면, 이는 실제 엄마와의 이별이나 분리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는 반복적으로 블록을 쌓고 무너뜨리며 무언의 긴장을 해소하려 할 수도 있죠.

이처럼 아이의 놀이 속에는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기쁨, 두려움, 분노, 슬픔…

어른의 시선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놀이가 사실은, 복잡한 감정의 언어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부모로서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은 같지만, 그 방법은 조금 달라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감정을 ‘들어주려는’ 태도가 먼저입니다.

아이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위로를 받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보내는 놀이 시간도 충분히 '작은 치료실'이 될 수 있어요.

아이의 말 없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오늘 뭐 하고 놀까?”라는 질문 하나가, “네 마음을 알고 싶어”, "엄마가 도와줄게."라는 따뜻한 표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언제나 표현되고 있습니다.

다만,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방식이 아닐 뿐입니다.

말을 기다리기보다, 놀이라는 언어를 먼저 이해해주려는 엄마의 시선이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큰 힘이 된답니다.